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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 꼬지

삼태마을 2024. 10. 25. 16:19

대전 유성 유림공원 국화전시회에서(국회와 핑크뮬리)

세 줄 일기(2024.10.25 금 맑음)

어제는 중학교 동창회에서 60년이 넘은 옛 친구를 만났다. 오늘은 대학 선후배 모임에 참석하였다. 내일은 가오 근린공원에서 산책을 할 예정이다.

 

 

대전 유성 유림공원 분재작픔

호박 꼬지

가을이 되면 집안의 여자들은 가을에 나는 나물을 장만하여 잘 보관을 한다. 그중에서 호박 꼬지는 많은 사람들이 잘 먹어 많은 집안에서 호박 꽂이를 만들었다. 호박 꼬지는 가을 끝자락에 나는 어린 호박을 얇게 썰어서 햇빛에 말려 놓은 것이 호박 꼬지라 하겠다.

 

어제 아내와 함께 재래시장을 들러 보다가 어린 호박을 보고 호박 꼬지를 하자면서 어린 호박 6개릏 구입하였다. 어린 호박을 얇게 썰어 싸리나무 채반에 널어 햇빛이 잘 드는 창가에 내놓으면 가을 햇빛에 잘 바른다. 특히 호박 꼬지는 눈이 내리는 겨울에 돼지고기와 함께 호박 꼬지 찌개를 만들어 놓으면 온 식구들이 아주 잘 먹는 음식이다.

 

우리와 같은 80대의 노인들은 호박 꼬지와 돼지고기를 넣은 찌개에 막걸리를 마시면 금상첨화라 하겠다. 옛날 시골에서는 지금처럼 즉석식품이 많지가 않았다. 그래서 시골의 여인들은 가을이 다 가기 전에 각종 가을 나물들을 장만하기에 바빴다. 가을 나물로는 호박 꼬지. 고무마순. 들깻잎. 콩잎. 씀바귀. 노란 단무지. 등을 만들었다. 그리고 남자들은 초가지붕에 이엉 얹기를 하고 여자들은 김장을 담으면 겨울 준비는 끝이 났다.

 

현대사회는 사람들 살기가 매우 좋은 시대라 하겠다. 백화점이나 대형마켓에 가면 먹는 것에서부터 입는 것까지 없는 것이 없다. 옛날 어르신들이 지금 살아계셨더라면 기가 찰 노릇이다. 즉섭밥과 라면. 찌게. 국. 탕수육. 비빔밥. 떡볶이. 즉석 고기 등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전자레인지에 넣고 스윗치를 누르면 만사 오케가 되는 세상이다.

 

가을의 귀한 대접을 받는 배추는 금배추가 되었다. 배추가 금배추가 되자 정부에서는 배추를 수입하게 되었다. 금년에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려 농민들도 배추 농사를 짓느라 무던히도 고생을 많이 하였다. 지구가 더위를 먹었는지 전 세게의 모든 사람들이 무더위에 많은 고생을 하는 것을 보면 인간들이 저지른 환경파괴가 원인이라 하겠다.

 

현대의 젊은이들에게 옛날 우리의 선조들이 즐겨 먹었던 가을 나물(호박 꼬지. 고구마순. 콩잎. 들깻잎. 씀바귀. 단무지. 장아찌 등)을 많이 보급시켜  주었으면 마음 간절하다.

 

옛날에는 눈이 많이 와서 집안에 꼼짝없이 갇혀 지낼 때는 땅속에 묻어둔 무나 고구마를 깎아 먹으면 정말 맛이 좋았다. 그리고 저녁을 먹은 것이 소화가 될 무렵에 화롯불에 밤을 구워 먹는 재미는 정말 좋았다. 군고구마에 얼음이 서걱대는 동치국과 함께 먹으면 금상첨화다.

 

붉은 저녁노을이 지려고 서산마루 해님이 인사를 한다. 아파트 창가에 널어놓은 호박 꼬지를 걷으러 아파트 창문을 열어보는데 먼 산에 울긋불긋 단풍이 손짓을 한다. 내일은 우리 아파트 인근 식장산으로 가을 단풍 구경을 가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