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처럼
세 줄 일기(2024.5.30 목 흐림)
어제는 00 박사와 점심을 하였고, 오늘은 여성가족원에서 인터넷. 스마트폰 강의를 수강한다. 내일은 50여 년 전 직장 동료들의 모임에 참석할 예정이다.
독일 자르부르켄 제철박물관에서
고종명 (考終命)
며칠 전 후배 전직 교장이 이 세상을 하직하고 저 세상으로 갔다. 평소 다정다감한 후배 교장은 둘째 아우와 친구이기도 했으며 나와 더 가깝게 지냈다. 특히 그 후배 교장은 어제 만난 00 박사와는 같은 직장에서 아주 가깝게 지냈다. 죽음은 순서가 없다. 태어날 때는 순서가 있었으나 갈 때에는 순서가 없다.
어제 담소 과정에서 나온 말 중에서 '더도 말고 지금처럼'이라는 말이 가장 핵심이 되는 말이었다. 00 박사는 팔십을 넘긴 80 중반의 나이며 나머지도 80을 바라보는 나이의 노인들의 이야기는 고통 없는 죽음이었다. 이제 가까운 친구와 지인들이 하나 둘 이 세상을 하직하고 저 세상으로 간다. 지난달에는 가깝게 지낸 친구가 오랜 지병으로 하늘나라로 여행을 떠났다. 나도 어쩌다가 몸이 아프거나 마음이 울적할 때에는 소리 없이 하늘나라 여행을 했으면 마음이 생긴다.
오복(五福)으로 수(壽). 부(富). 강녕(康寧). 유호덕(攸好德). 고종명 (考終命)을 꼽는데 그중에서 가장 좋은 복(福)이라 하겠다. 지금도 요양원과 요양병원에서 침대에 누워 있는 환우들과 그 가족들을 보면 안타깝고 불쌍하기만 하다. 만약 내가 그런 경우가 되었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상상하기도 싫은 일이다. 얼마 전에 하늘나라로 간 친구의 경우가 있는데 그 친구는 사랑하는 아내와 밤 11시까지 정담을 나누다가 새벽 6시에 하늘나라로 갔다. 유가족과 가까운 친구들은 친구의 죽음을 매우 안타까워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점차 그 친구의 고종명 (考終命)을 부러워했다.
이제 나도 하늘나라로 갈 대상자가 되었다. 옛날 같으면 벌써 저 세상으로 갈 나이인데도 아직까지도 이 세상에 남아 있으니 큰 일이다. 어제 만난 00 박사와 지인들의 이야기에 오늘 지금처럼 내 발로 걸어 다닐 수 있으면 부지런히 다니면서 일상생활을 즐기자고 한다. 나는 아직까지는 내 몸에 큰 지장을 주는 것은 별로 없다. 그러나 옛날 젊은 시절의 나는 아니다. 나이가 든 노인이 되고 보니 아무래도 몸에 이상이 생기기 시작한다. 눈이 잘 보이지 않거나 이명 현상이 생기거나 걷는데 불편한 경우가 더러 있다. 나이가 많아 생긴 노인성 질환이라 크게 걱정은 하지 않는다.
나이가 든 노인들은 버려야 할 것이 너무 많이 있다.
가문의 영광과 전통을 잊어버려라
옛날의 영화를 잊어버려라
자식과 손자 마누라 자랑을 버려라
나는 건강하다는 말을 버려라
과음과 과식은 노인들의 할 일이 아니다.
나이가 많은 노인들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자기 몸을 잘 관리하며 살아가는 것이 매우 어렵다. 매일매일 규칙적인 생활을 하면서 욕심을 부리지 않으면서 고집을 부리지 않기가 매우 어렵다.
친구들에게 따 돌림을 받는 친구를 보면 자기의 고집을 꺾지 않으면서 욕심이 많고 자기 것은 베풀지 않는 것이 매우 강하기 때문에 친구들에게 따돌림을 받는다. 하늘나라로 갈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자기가 갖은것은 꼭 쥐고 내놓지 않으며 베풀지 않으니 어떤 사람이 가깝게 지내려고 하겠는가?
오늘처럼 건강한 몸을 갖고 즐겁게 살라고 하는 것은 하늘이 내게 준 아주 큰 선물이며 행복이다.
오늘 지금처럼 욕심 없이 건강하게 매일매일 잘 살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