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줄 일기(2024.10.15 화 비)
어제는 00 모임 총무 역할을 하였고, 오늘은 00 모임에 참석한다. 내일은 00 대학 병원에서 검진 결과를 확인한다.
가을비
지겹도록 무더운 여름이 어느새 사라졌다. 금년 여름은 무더위가 아니라 폭염(暴-햇빛 쏘일 폭. 炎 -불꽃 염)이었다. 무더위는 사람들의 일상을 마구 무너뜨리는 무서운 존재다. 나는 특히 무더위를 싫어한다. 무더위가 가면 모든 사람들이 반거워 하는 가을이 온다. 가을은 오곡백과(五穀百果)가 풍성하며 넓은 들판이 황금물결을 이루면서 울긋불긋 단풍이 물드는 아름다운 계절이다.
가을에 오는 비는 낭만을 즐기는 모든 사람들의 로망이다. 낙엽이 떨어진 거리에 내리는 가을비를 맞으며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우산을 받고 걷는 것은 참으로 아름다운 그림이다. 사랑하는 사람의 손을 꼭 잡고 가을비를 맞으며 우산을 쓰고 가는 연인들의 발걸음이 정말 아름다운 장면이다.
70여 년 전 가을비를 맞으며 걸어가는 그림이 생각난다. 내성적인 청년은 여인과 함께 가을비를 맞으며 거리를 걸었다. 작은 비닐우산을 쓰고 가는 청년은 여인에게 우산을 모두 내주면서 자기는 몽땅 비를 맞으며 걸었다. 청년은 가을비를 사랑의 싹이라 생각하며 여인과 먼 미래를 그려보았다.
가을비가 오면 최헌의 '가을비 우산 속'이 입속에서 흥얼거려진다.
정다웠던 그 눈길
목소리 어딜 갔나
아픈 가슴 달래며
찾아 헤매는
가을비 우산 속에
이슬 맺힌다.
가을비
소리 없이 내리는 가을비
연인들의 사랑이 속삭이는 사랑비
낙엽이 떨어진 공원에 내리는 가을비
얫 추억의 낭만을 살리는 사랑비
울긋불긋 물든 산에 내리는 가을비
젊은 연인들의 꿈을 담아주는 희망비